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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골]갑중갑 정부

기사승인 2018.11.14  18: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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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들어선지 1년6개월이 지났다. 소득주도 성장을 기반으로 최저임금은 올리고 근로시간은 단축해 국민 상당수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고용친화적 정책에 불공정 관행 근절까지 나서니 사람 사는 좋은 세상이 온 것도 같다.

현정권의 경제정책 기조는 엔지니어링업계에도 그대로 투영돼 있다. 52시간 근무를 필두로 청년가점제, 중복도 항목을 손봐 젊은엔지니어가 주도할 수 있도록 PQ제도를 뜯어 고치고 있다. 기존 시니어의 기득권을 배제하고 젊은이 위주로 일자리를 늘리자는 복안인 것이다. 또 대가정상화, 전관철폐를 비롯한 발주처의 불편부당한 갑질도 대거 시정되고 있는 분위기다.

대충 무엇인가 개혁되고 좋아지는 것 같지만 한발짝만 들어가 보면 무엇인가 이상하다. 언제나 그렇지만 권력과 개혁의 주체는 공무원 즉 정부이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이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 엄단을 한다지만, 발주권과 예산편성권이라는 핵심은 여전이 그들에 있다.

우선 내년 SOC예산은 올해보다 2.3% 감소한 18조5,000억원이다. 물론 국회협의 과정에서 소폭 증액됐지만, 신규사업에 대한 예산배정은 한계에 도달했다. 최근 5년간 SOC예산은 지속적으로 떨어져 내년 건설수주는 올해 6.2% 감소된다.

불공정은 개선하고 근무시간을 줄여줌과 동시에 젊은엔지니어를 창출하라고 했지만 정작 일감은 줄여버린 꼴인 것이다. 100가마 쌀을 80가마로 줄여놓고 애는 하나 더 낳으라고 종용하는 것이란 말이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정부의 갑질은 기세를 더 한다. 엔지니어링업계에서 비일비재한 사례지만 10억원 규모 설계를 예산이 부족하다고 8억원에 발주를 내는 것이다. 결국 낙찰과정에서 사업비는 더 깎여 6억원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발주처는 “이렇게 값을 깎아 발주를 해도 다들 경쟁해서 하더라”라고 강변한다. 이 말을 달리 보면 최저시급에 80%에 모집공고를 해도 아쉬운 노동자들이 지원을 하더라와 같다. 전형적인 갑질이다.

하지만 정부의 슈퍼갑질은 관료제의 종교적 신념인 예산절감이라는 말로 정당화된다. 정부가 하는 갑질은 예산절감이고 민간기업의 갑질은 적폐인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이뿐인가. 엔지니어링사업 낙찰후 준공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정부의 혹독한 갑질 시스템으로 정비돼 있다. 과연 연간 6조~7조에 이르는 수많은 엔지니어링사업 가운데 제값 받고 설계감리를 수행하는 사업이 얼마나 될까. 이래놓고 부실공사가 발생하면 공무원은 썰물처럼 빠지고 사업자와 기술자를 적폐로 몰아간다.

정부가 갑질중에 갑질을 할 수 있는 것은 예산과 집행 그리고 엄벌이라는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내가 학교의 짱이니 갑질을 나만이 할 수 있다는 논리다.

문재인 정부 들어 시행된 경제민주화와 소득재분배의 고통은 오직 기업에게만 전가된 형국이다. 특히 건설, 엔지니어링에서 시행된 일련의 개혁안은 여전히 핵심권력을 내놓지 않는 공무원 아래서 혹독한 구조조정의 몫은 엔지니어링사가 모두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SOC예산은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는데 말이다.

갑질과 제도로써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은 산업화 시대 권위주의 정권의 속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게 아닐까. 낙수효과가 없는 소득주도 성장은 그 동력의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정장희 팀장

. news@engdaily.com

<저작권자 © 엔지니어링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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