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설계는 3국에서, 디자인센터 시동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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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설계는 3국에서, 디자인센터 시동 준비 중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7.12.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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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엔지니어링社, 수주 가뭄 한국 떠나 먹거리 찾아 해외로
엔지니어링업계, "해외진출 앞서 M&A 통해 몸집 부풀리기 선행돼야"

(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 단순설계를 해외법인에게 수행토록 하는 개념, 즉 디자인센터 설립이 국내 엔지니어링업계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엔지니어링사가 80년대부터 제3국 진출에 사용했던 전략을 우리나라도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몇몇 대형 및 중견급 엔지니어링사들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지에 해외법인을 설립, 확대하고 있다.

엔지니어링사가 해외법인을 확대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국내 시장의 확장성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애초 정부는 2018년도 SOC 예산으로, 전년대비 20% 삭감된 17조7,000억원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는 올해 SOC 예산보다 4조4,000억원이 줄어든 금액이었다. 그러나 국회 본회의에서 진통 끝에 SOC 예산이 1조3,000억원 증액됐고, 거기에 올해 SOC 이월금액이 수혈되면서 내년도 SOC예산은 얼추 올해와 비슷한 규모로 유지됐다.

하지만 업계는 대규모 신규사업의 실종으로 국내 엔지니어링 먹거리가 한계점에 봉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연명하는 수준으로 예산이 유지되지만, 산업화가 정점에 다다른 국내시장의 하향세는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면서 "결국 주요 매출을 해외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해외법인 확대가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업계가 해외로 나가는 또 다른 이유는 인건비 절감 효과다. 설계업무 가운데 조사, 협의, 계획 등 현장에서 다뤄야하는 사업과 고난이도 업무는 국내 엔지니어가 한국에서 수행하되, 단순 설계작업은 제3국으로 전환한다는 개념이다.

진출사 관계자는 "설계 단계에서 단순업무 비중이 20~30% 수준"이라며 "이 업무를 국내 엔지니어 임금의 1/5 정도를 받는 제3국 엔지니어에게 맡기는 개념"이라고 했다. 그는 또 "임금이 1/5라고 해도 숙련도가 차이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2.5~3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자인센터, 즉 단순설계 외주와 현지 자체사업 수행을 동시에 추구하는 제3국 외주방식은 글로벌 엔지니어링사가 해외진출 전략으로 주로 사용했던 방식이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대다수 엔지니어링사 해외진출은 1~2명이 상주하는 지사나 소규모 법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진출사들은 단계적으로 50~60명 규모로 법인을 확대하거나, 아예 500~600명 수준의 현지기업을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진출 D사 관계자는 "당장은 인건비 격차를 통한 비용절감 측면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현지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의미가 크다"면서 "디자인센터를 본격추진하기 앞서 국내 중견사간 M&A를 통해 규모 확대가 선결돼야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결국 한국도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국내시장을 떠나 해외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시점이 멀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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